SBS <정글의 법칙> 김진호 PD 인터뷰

IT’S JUST A START

매번 카메라 뒤에 서 있다 앞에 서니 카메라 울렁증이 생기는 것 같다며 연신 웃던 김진호 PD의 장난기 가득한 말투가 개그맨 김병만과 어딘가 비슷함이 느껴진다. 오랜 시간 같은 프로그램을 해서 그런지 닮은 부분은 친근감과 더 잘 맞아떨어진다. 장수 프로그램이자 국민 예능으로 자리매김한 SBS <정글의 법칙> 김진호 PD는 또 다른 새로운 도전 앞에서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이제부터 시작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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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어떤 면이 김진호 PD를 매료시켰나요?정말 뻔한 얘기인데, 자연이라고 이야기해야 할까요. 김병만 씨도 자주 그런 표현을 하는데 ‘오지 중독’이라고요. 힘들게 갔다 왔는데 자꾸만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자연에 치유라는 기능이 있나 봐요. 좋은 공기를 마시고, 아름다운 하늘 위 별을 보고, 멋있는 자연을 경험하는 것. 또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과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삶의 원동력 혹은 힐링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글에 가기 전과 갔다 온 후 많은 부분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매사에 굉장히 감사하다고 느껴요.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살까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사전답사를 갔을 때 정해진 것처럼 진행되는 게 없어 화가 났는데, 현지인들이 너희는 우리보다 먹을 것도 많고 금전적이면서 시간적인 여유도 많으면서 왜 이렇게 화를 내냐며 묻더라고요. 그때 한 방 맞은 기분이었어요. 단순한 예로 냉장고가 없어서 저장하지 못하는 그들의 생활에는 욕심과 집착이 없었어요. 먹을 물고기가 없으면 내일 또 잡으면 된다는 마음이 답답한 생각 속에서 벗어나게 했죠. 물론 한국에 오면은요? 잊어버리고 스트레스를 받고, 사회 안에서 상처도 주고 또 받기도 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삶 속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촬영 준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나요? 사전 답사를 3주 정도, 본 촬영을 3주 정도 해요. 힘들다기보다는 연출하는 입장에서 판단하는 부분이 힘들다면 힘든 거라 할 수 있죠. 과연 어떤 곳을 가야 더 멋있는 그림, 더 재미있게 생존할 수 있는지, 이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곳, 그리고 시청자들이 봤을 때 이곳은 정말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을 정하고 결정하는 것이 제일 어려워요. 또 두 번 가서 촬영을 할 수 없다는 점! 이것 때문에 무조건 잘 찍어와야 된다는 것이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죠.

정글 선정 방식이 따로 있어요? 여러 가지 있어요. 첫 번째는 시청자들이 가장 볼만한 곳! 너무 멀고 갈 수 없다고 생각되는 곳들을 대신 가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선정 방식 중 하나죠. 두 번째로는 생존이 가능한 곳으로 골라요. 아무것도 없어서 병만족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시고 싶어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너무 생존 자체가 힘들면 촬영도 힘들기때문에 모든 조건을 다 보는 편이에요. 주로 물가가 있거나 열대우림 쪽으로 가려고 하고. 요즘에는 제작비가 저렴한 곳도 많이 반영하고 있답니다.

예능이지만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들어요. 이 두 가지의 중간을 지키기 위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해요. 재미도 중요하지만 너무 치우치지 않도록 볼만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죠. 역사나 VCR 같이 설명으로 짚어줄 수 있는 정보들을 소개해요. 그래서 저희만의 최고의 자문단이 있어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죠. 항상 전문 분야에 대해 물어보고 시청자분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설명하려고 해요. 또 이 부분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시청층에 대한 고려도 있어요. 통계를 보면 <정글의 법칙>이란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시청하는 연령층이 초등학생과 가족들이라고 해요.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이어올 수 있는 부분도 이 분들이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가족들이 볼만한 가치를 놓치지 않으려고 굉장히 신경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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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로서 본 김병만은 어떤 사람인가요? 미친 사람인 것 같아요. 나쁜 의미가 아니라 한 분야에 미쳤다란 의미에서 쓰고 싶은 말이에요. <정글의 법칙>이 잘되는 이유는 물론 시청자의 역할도 크지만 김병만이라는 사람을 빼놓을 수 없어요. 그가 낸 책의 제목이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는다>예요. 진짜 꿈이 있으면 지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항상 촬영을 하고 한국에 돌아오면 무언가를 배워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모두 사비로 배우죠. 본인이 좋아서 하는 부분도 있지만 늘 방송에서도 응용해보려고 노력하고, 방송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고요. 늘 감사하죠.

출연자들이 꼭 알아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앞으로 출연할 분들에게 전하자면 조금 각오를 하고 정글에 오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벌레도 많고, 소금물의 찝찝함도 느낄 수 있거든요. 또 멋있고 예쁜 모습도 내려놔야 할 때가 많아요. 겉으로 멋있어 보일 순 있겠지만 생존하는 데 쉽지 않음을 생각하고 오면 좋겠어요. 그래도 고생한 만큼 훨씬 더 느끼고 얻어가는 게 많을 거예요. 이건 장담해요!

동시간대 치열한 프로그램 경쟁 속에서도 단연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어요. 비결을 꼽자면? 스태프의 힘이랄까요. 이 부분은 대한민국 최고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가끔씩 정글에 갈 때마다 울컥할 때가 있는데요. 다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촬영을 위해 물에 미리 들어가 있고, 뒷걸음질치다가 넘어질 때도 있어요. 누구 하나 아파도 아프다고 얘기를 하는 스태프들이 거의 없답니다. 김병만 씨도 연예 대상 수상 소감으로 스태프들을 위해 이상을 받는다고 이야기할 정도니 비결이라면 큰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봐요. 그리고 병만족을 빛내준 많은 연예인들이죠.

변화를 위한 어떤 노력을 하나요? 늘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어디까지 변화해야 되고, 어느 선을 지켜야 하나에 대해 생각해요. 게임도 접목해봤고 미션에 대한 변화를 주기도 했죠. 릴레이 멤버라는 요소도 접목해 인물의 변화도 줘봤잖아요. 요즘엔 그림에 대한 변화도 고려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몽골이라는 곳도 선택하게 됐어요. 이전과는 다른 여러 장면들이 나올 예정이니 많이 봐주셨음 좋겠어요.

함께 갔으면 좋을 것 같은 스타가 있어요? 캐스팅 인터뷰를 하면 많은 분들이 친한 사람과 함께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종종 해요. 낯선 환경에서 힘들게 생존해야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연예계 절친으로 소문난 정우성 씨와 이정재 씨가 함께 정글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액션도 굉장히 잘하는 두 분이라 사냥도 남다를 것 같아요. 기회가 되신다면 ‘절친생존’으로 꼭 함께했음 좋겠습니다.

<정글의 법칙>을 하면서 최종 목표가 있다면요? 목표는 10년. 굉장히 상징적인 숫자인 것 같아요. 외국은 한국에서 생존, 자연 등 다큐멘터리 소재로만 생각하는 것이 굉장히 가치 있는 콘텐츠라고 여기더라고요. 디스커버리나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채널만 봐도 이런 소재만 가지고 채널을 만들 정도니까 대단한 것 아닌가요. 정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분야가 자연이라고 봅니다. 물론 5년이란 시간이 짧지 않지만 10년이란 시간에 <정글의 법칙>이 더 많은 자연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직 남극도 가보지못했으니!

 

CREDIT


Editor 김희영

Photographer 박찬목